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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고 싶은 거/이러쿵저러쿵

거의 일주일 간의 화분 일기 (사실상 버섯 일기 ㅋㅋ)

by 홍시입니다 2022.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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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9일이네요. 비둘기가 생각나는 날입니다.

 뭐 어쨌든, 요즘 학교에서 화분을 키우고 있습니다. 원래는 방울토마토만 키우려고 했는데, 새싹이 하도 안 나서 선생님께서 바질을 심어 주셨어요. 제가 자발적으로 하는 건 아니고 선생님이 추천해주신 거긴 한데.. 뭐 어째 어째 결론적으로는 잘 자라고는 있네요. 이상한 게 좀 있긴 한데.. 우선 보러 가시겠읍니다 ( 아이패드로 찍은 거라 화질이 썩 좋진 않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ㅜㅜ )

 

 

 

 

 

 

 

2022년 8월 26일 (금)

내가 화분 사진을 찍어야겠다고 마음먹은 계기..

  네.. 처참하죠.. 제가 화분 사진을 매일 찍어야겠다고 생각한 결정적인 사건이 되었습니다. 제가 원래 월·수·금요일 점심시간마다 교무실을 청소하는 당번인데, 원래까진 그냥 아무런 변화가 없길래 제 화분은 안 자랄 운명이구나.. 하고 방치해뒀었습니다. 그런데.. 아주 독버섯이 활짝 펴버렸어요.. ㅋㅋㅋㅋㅋㅋ 아마 흙에서 종자가 있었던 것 같긴 한데,  정확한 원인은 몰랐어요,, ㅋㅋㅋㅋㅋ 이때 너무 당황해서 버섯 뽑은 사진은 못 찍었습니다,, 무서워서 친구가 뽑아줬어요 ㅜㅜ ( * 후엔 제가 다 뽑았습니다!!!! )

 

  보시면 아시다시피, 저 말고도 네 명의 다른 친구들이 화분을 키우고 있어요. 이때 아마 제가 제일 더디게 성장하고 있었을 겁니다. 한 친구는 거의 자신 키의 반 높이까지 토마토가 자라나더라고요. 그에 반해 저는 제가 물을 주지도 않고.. 햇빛 방향으로 화분을 돌리지도 않고..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아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이때부터는 선생님께 이런저런 조언을 받고, 매일 교무실에 올 것이란 약속을 하고 시작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2022년 8월 29일 (월)

그래~ 하루 나고 안 나는 거겠지.

 오.. 없다..?

 

 

 

어림없는 소리!

  네.. 오늘도 피었습니다. 그래도 많이 뽑았던 탓인지 저 하나만 있더라고요. 아마 이때부터 화분에서 바질 냄새가 아니라 버섯 냄새가 배기던 시기일 겁니다(...).  정말 제 화분 근처에만 가면 버섯 냄새가 났습니다. 다른 친구들 화분에는 흙냄새만 났는데 말이에요.. ㅜㅜ 그래도 다른 친구들의 영양분은 안 뺏어 먹는지 무럭무럭 잘 자라줘서 다행입니다. 뺏어먹는지 안 뺏어먹는지 저는 바이오 전공이 아니라 잘 모르지만요.

 

 

 

 

 

 

 

2022년 8월 30일 (화)

 

 

  별첨은 생략하겠습니다.. 이젠 처음과 같은 우산 같은 버섯이 아니라 다 저런 버섯들이 나더라고요..? 후에 말씀드릴 버섯들도 다 저런 버섯들밖에 없었습니다. 열심히 뽑아 주고, 물 주고, 정성도..? 준 다음 나와줬습니다. 이 땐 청소 날이 아니라 딱히 말할 것은 없네요.

 

 

 

 

 

 

 

2022년 8월 31일 (수)

나무젓가락이 생겼습니다(...)

 

   아마 이 때는 아주 조그마한 버섯밖에 없었어서, 딱히 사진을 찍어두진 않았던 모양입니다! 이 때 매우 기뻤던 기억이 있네요. 이제 버섯의 시대는 끝났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작은 버섯을 두고 낑낑대는 저를 보시더니, 교무실에 계시던 선생님께서 나무젓가락을 흔쾌히 기부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음악 선생님...!) 이제 정성만 주면 되니까, 화분을 보니 기분도 좋아지고, 힘차게 하루를 보냈었습니다. 스트레스가 확 날아가는 기분이었네요. 아마 식물을 키우시는 어머니가 이런 마음이었을까, 하고 생각해봤습니다.

 

 

 

 

 

 

 

2022년 9월 1일 (목)

특별출연 : 전교회장님의 손!

  이 때는 정말 버섯이 하나도 없었어요! 선생님께 알리고 아주 방방 뛰었던 기억이 납니다. 매우매우 기뻤어요 정말로. 선생님께서도 웬일로 오늘은 안 났냐고..ㅋㅋㅋㅋㅋ 해주셨습니다. 진짜 정성을 주니까 이런 효과가 나나..? 착한 말 양파 나쁜 말 양파가 진짜인가,,? 생각했습니다. 아무튼 제가 이뤄낸 결과이니 이젠 정말 소홀히 하지 않고 내가 책임져서 키워야지! 하는 다짐을 가지고 키워보기로 결심했습니다.

 

 

 

 

 

 

2022년 9월 2일 (금)

뭔가 물을 주고 찍으니까 더 있어보이지 않나요..? 아닌가;;

 

우와~ 버섯이다~ 사인해 주세요!

  버섯이 났습니다. 그런데 뭔가 자라난듯 안 자라난 듯..? 한 버섯이 있더라고요. 아마 활짝 피기 직전인 버섯인 것 같았습니다. 사전에 죽여주겠다는 마인드로 바닥을 훅 찌르고 야무지게 파냈습니다. 딸려온 바질이 불쌍하긴 하지만,, 솎아내기를 미리 한다는 생각으로 뽑아 줬습니다. 친구가 비실비실하게 잘 자라지 못했긴 한데.. 아직도 가슴이 좀 아프긴 합니다. 

 

 

 

 

 

 

 

2022년 9월 5일 (월)

이 때 화분 사진이 없는 이유 ㅜㅜ..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교무실에 가지 못했습니다. 한전KPS에서 주관하는 패러데이 스쿨 강의를 들었는데, 이 교육과정의 커리큘럼과 저희 학교의 커리큘럼이 맞지 않았습니다 ㅜㅜ.. 그래도 후에는 학교 일정과 조율해도 괜찮다는 안내문을 보고 다음 날부턴 교무실에 곧장 달려가 화분을 돌봤습니다.

 

 

 

 

 

 

 

2022년 9월 6일 (화) 

안 보이시겠지만 버섯도 자라났읍니다.. ㅠㅠ
뽑아진 버섯들.. 으유 빨리 사라져 버려!

  몰라볼 정도로 토마토가 많이 자라줬습니다! 물론 버섯도 같이요.. 월요일에 선생님께서 버섯이 났다고 해주셨는데, 네가 직접 와서 뽑으라고 일부러 안 뽑으셨다고 합니다( 너무행,, ) 어쨌든! 잘 뽑아줬고, 물 주고, 화분도 햇빛 방향에 맞게 돌려준 다음 선생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수업을 들으러 갔습니다. 뭔가 오랜만에 나는 우산 모양 버섯이라 반갑기도 했었네요.

 

 

 

 

 

 

2022년 9월 7일 (수)

정말 몰라보게 정글같아 지지 않았나요? 아님 말구..
나지막히 보이는 버섯 덩어리들..

  이 땐 정말 유레카를 외칠 정도로 큰 발견을 했습니다! 바로 버섯의 원인이 흙의 나무 조각들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친구랑 버섯을 뽑는 동안, 갑자기 흙 표면에서부터 이상한 버섯 덩어리들이 있었는데, 그 밑에 흙의 나무 조각들로부터 자라난 매우 큰 균사 덩어리가 있었습니다. 혹시나 싶어서 다른 곳들도 매의 눈으로 찾아봤는데 모두 똑같은 알고리즘이더라고요. 아무튼 이런 균사 덩어리들을 모두 제거해주는 대공사를 해줬습니다. 매우 많이 나오더라고요.. 유독 버섯 냄새가 많이 나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아주 버섯 냄새가 진동을 하더라고요. 그런데 냄새를 빼주려고 창문을 여니 바로 말벌이 들어오고.. 참 난감했습니다. ( 요즘 들어 벌이 참 많아지는 것 같지 않나요..? 저희 학교만 그런가? )

 

              나무 쪼가리에서 균사가 생긴다 -> 균사 덩어리가 된다 -> 버섯이 된다 -> 우리 눈에 보인다

  대충 버섯은 이런 알고리즘을 따르는 듯했습니다. 뭔가 이렇게까지 알아버리니 버섯종균 기능사를 따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드네요. ( 언젠가 한번 따 볼까..? ) 

 

 


  이제 추석이 지나면 이런저런 자격증 시험도 있고, 외부에 나가서 하는 대회도 있고, 내신 시험도 앞두고 있어서 화분을 많이 보진 못할 것 같지만, 그래도 점심시간에는 꼭 가주어서 버섯도 뽑아주고 화분을 잘 가꾸어 줄 거예요! 추석 후에 어떻게 제 화분이 변해있을지 정말 기대가 되는 부분입니다 :)

 

  모두 추석 건강하게 잘 보내시구, 명절 음식 맛나게 드세요! 제 게시글을 보실 분이 계실 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다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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